최근 5년간 대한민국의 장마철은 단순한 우기가 아닌 '재난 수준의 강수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강수의 양상은 더욱 불규칙하고 극단적으로 변했고, 그에 따른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장마 기간 중 발생한 인명 및 재산 피해 규모를 연도별로 비교하고, 각 연도별 특징, 피해 양상, 정부의 대응 및 시민 생활에 끼친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또한 이러한 변화의 배경과 향후 장마철을 대비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도 함께 제시하고자 합니다.
2020~2021 장마 피해 현황 (집중호우, 산사태, 주택 피해)
2020년은 대한민국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되었습니다.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총 54일간 이어진 장마는 전례 없는 집중호우와 산사태를 동반했습니다. 전국 평균 강수량은 971.5mm에 달했으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는 1,000mm를 넘는 폭우가 내려 홍수 피해가 극심했습니다.
특히 충북 충주시, 강원도 철원군 등 산간지역에서는 산사태가 빈번히 발생하여 주택 수십 채가 매몰되고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해 사망·실종자 수는 46명에 달했으며, 이재민은 7,300여 명 이상 발생했습니다. 피해 복구를 위한 예산은 약 1조 1천억 원 규모로 추산되었고, 농경지와 축산시설,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의 피해가 컸습니다.
2021년은 전년도에 비해 장마 기간은 짧았으나, 국지성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가 더욱 강해졌습니다. 수도권, 특히 서울과 인천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11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고, 하수시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도심 침수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서울 서초구에서는 지하주차장에 고립된 주민이 구조되지 못한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인천에서는 하수구 역류로 인해 상가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이 해의 인명 피해는 17명, 재산 피해는 약 4천억 원으로 집계되었지만, 예측 불가능한 '게릴라성 폭우'의 위험성이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22~2023 장마 피해 현황 (수도권 침수, 농경지 피해)
2022년 장마는 '수도권 집중 침수'라는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8월 8일 서울 강남 일대에는 하루 38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이 지역이 마치 강처럼 잠기고 차량 수십 대가 떠내려가는 장면이 전국 생방송으로 송출되었습니다. 이는 80년 만에 기록된 최대 강수량으로, 하수도와 배수로가 폭우를 감당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지하철 2호선, 9호선 일부 구간이 한동안 운영이 중단되었고, 도림천·중랑천 등 서울 시내 하천이 범람하며 주변 상가와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었습니다. 인명 피해는 14명, 이재민은 1,200명 이상, 침수 차량은 7,000여 대로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차량 침수로 인한 보험금 청구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2023년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비가 내렸으나, 장마 기간이 길어 누적 강수량이 매우 높았습니다. 전북, 전남, 경남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저지대 농경지가 3만 헥타르 이상 침수되며, 벼, 고추, 마늘 등 주요 작물의 수확량이 급감했습니다. 농촌 지역에서는 가축 폐사 및 농기계 유실이 이어졌고, 피해 금액은 약 6천억 원으로 추산되었습니다.
이 해에는 정부가 AI 기반 감시 시스템과 드론을 활용해 산사태 예보와 재해 감시를 시도하는 등 기술적 대응을 강화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예보 정확도 부족과 현장 대응 지연으로 인명 피해가 여전히 발생했습니다. 사망·실종자는 총 22명으로 기록되었으며, 침수된 농촌지역 주민들은 복구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24 장마 피해 현황 및 원인 분석 (기후 변화, 대응책 부족)
2024년 장마는 기후위기의 현실을 체감하게 만든 대표적 사례로 평가됩니다. 전년도보다 훨씬 강력한 정체전선이 6월 말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길게 형성되었고, 국지성 집중호우가 한 달 넘게 반복되었습니다. 전국 평균 강수량은 1,200mm를 초과했으며, 경남, 부산, 울산 등 일부 지역은 하루 400mm가 넘는 폭우에 직면했습니다.
부산 해운대에서는 지하차도에 차량이 고립되어 일가족이 변을 당하는 비극이 있었으며, 울산 중구에서는 아파트 단지 전체가 침수되어 수천 명의 주민이 대피소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인명 피해는 38명, 이재민은 1만 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재산 피해 규모는 약 1조 5천억 원으로 최근 5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번 장마는 농촌, 어촌, 도시를 가리지 않고 피해가 발생했으며, 상가 침수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기후 전문가들은 "2024년 장마는 이전과는 다른 기후 패턴을 보여주며, '뉴노멀 장마'의 서막이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이에 따라 단기 대응책이 아닌, 장기적 인프라 개선과 도시 설계, 배수 시스템 전면 개편, 지역별 맞춤형 경보체계 도입 등의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의 장마 피해를 종합해 보면,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 모두 점점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기상 조건도 더 예측 불가능하고 극단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장마철은 이제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2025년에도 장마 피해가 없을 거라고는 장담을 할 수 없으니 정부는 보다 실효성 있는 재해 예보 시스템과 대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국민 개개인도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사전 대비를 생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 제한, 자가 배수펌프 준비, 재난문자 설정 확인 등 작은 실천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2025년에는 장마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없길 바라며 앞으로 장마가 더 이상 예외적 재난이 아닌 ‘일상적 위협’이 되는 현실 속에서, 우리 모두가 주체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